
뭐더러 이렇게 분주하게 사는가. 내가 나 자신을 구렁텅이로 넣었다 ㅋㅋㅋ 이직한지 얼마 안되어서 온보딩 기간인데 방통대 학기가 시작되었다. 아직 모든 과목이 ‘~의 이해’ 수준의 도입부인데 생각보다 강의 들을 게 많다. 여기에 과제물은 어떻게 준비하냐 ㅋㅋㅋ 과제물 뭔지 아직 보지도 못했다. 이 와중에 학교 직접 가야하는 출석 수업은 연차 내기 싫다고 주말 수업 하는 캠퍼스를 찾아보다가 어라.. 부산…? 제주도….? 하다가 대구로 바꿨다 ㅋㅋㅋㅋㅋ 대구 숙소도 예약함^^ 3시간 수업 듣고 1박 2일 대구 가서 막창 먹고 놀다올 생각 ㅋㅋㅋ아, 원래 쓰려던 건 이런게 아녔는데 ㅋㅋ온보딩 1개월이 지나면 리뷰하는 과정이 있다. 이 과정에서 내 매니저의 매니저와 일대일을 했다. 내 채용 여부를 결정하는데 있어..
나를 구성하는 것 중 무엇을 읽었는지가 많은 것을 설명해 줄 수 있을 것 같아 간단하게 리스트만 적어보는 포스팅. 상반기 무렵 이라는 포스팅을 이미 한 차례 적긴 했다. 사서 읽고 빌려서 읽고 이래저래 읽은 책들의 목록 되시겠다. - 마르틴 베크 시리즈: , , , , , , , - 구병모: , , , , , - 박완서: , , - 앤디 위어, - 은모든, - 케이튼 비턴, - 김창준, - 앤서니 호로위츠, - 캐럴라인 냅: , - 토스, - 알렉스 쉬, - 이옥선, - 이다, - 이웅모, - 신현호, - 앤절라 더크워스, - 오지은, - 정지섭, - 조영호, - 헨릭 크니버그, - 조지프 엡스타인, - 헨리 뢰디거 외, - 수전 케인, - 하지현, - 존 야블론스키, - 박상현, - 카렐 차페크, ..
최근 전혀 다른 루트의 지인 두 명과 동거인과 함께 사는 삶이 알게 모르게 시간을 얼마나 저당(?)잡히는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일이 있었다. 첫 번째는 내가 요즘 가장 부족한 게 시간이라는 얘기를 하니 "같이 살아서 그러는 거 아니냐"고 했다. 실제로 같이 살지 말지 고민하던 시기에 가장 큰 화두가 개인 시간에 대한 것이었다. 둘 다 혼자 살고 있기도 했고, 고요한 개인 시간을 필요로 하는 인간들이어서 같이 살아도 이런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트라이얼 기간을 가지다 아예 집을 합친지도 이제 몇 년이 되었고, 그 당시 했던 고민이 무색하게 함께 하지만 필요한 만큼 각자의 시간을 잘 보내고 있다고 생각하던 와중이라 친구의 질문에 그런가? 하며 갸우뚱했다. 두 번째는 ..
한 달 전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소식이 들려왔다. 모국어로 쓰인 글을 읽는 즐거움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하는 마음이 드는 사건이었다. 한강의 주요 작품들은 이미 애지간히 읽었고, 다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은 아마 향후 20년 정도는 들지 않을 것 같다. (인간의 뇌는 직접 경험과 간접 경험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하던데 컨텐츠 소비로 인한 감정적 힘듦을 감당할 여력이 없는 나날이다.) 그 대신 주변에서 한강의 인터뷰 기사나 팟캐스트 링크 등을 전해주어 오가는 길에 그의 긴 인터뷰들을 읽고 듣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자신 안에 있는 질문들에 대한 답은 아직 찾지 못했지만 그 질문들을 마주하고자 하는 것이 그의 글쓰기라는 말이 울림으로 다가왔다. 나는 어떠한 질문들을 마주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되..
느즈막히 오전이 다 지나가 침대에서 일어나 팬케이크 구워 먹고 세탁기 한 번 돌려서 빨래 널고 청소기도 한 번 돌리고 운동화에 옷 가볍게 챙겨입고 나서 좋아하는 카페에 가서 따뜻한 커피 한 잔 호로록 마시고 근처 뒷산에 올라 전망대에서 북한산에 지는 산 그림자 구경하고 둘레길 슬쩍 돌고 내려와 집 앞에서 뜨끈한 돼지곰탕 한 그릇 먹고 귀가하여 따뜻한 물에 샤워하고 로스트 한 편 보고 잘 준비하는 완벽한 가을날. 어디 멀리 가는 여행보다 지금은 이게 딱 좋다. 이 모든 걸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 할 수 있는 이가 있어서 더 좋아.

산책 앱의 한 화면을 가득 채운 15권의 책들이 공교롭게 모두 2024년에 구입한 책이길래 이것도 기념이다 싶어 써보는 포스팅. - 마르틴 베크 시리즈- 구병모 작가- 박완서 작가의 장편소설과 산문집- 앤디 위어의 프로젝트 헤일메리 - 그 외 정도로 분류할 수 있겠다. 1. 마르틴 베크 시리즈 시작은 김명남 번역가의 마르틴 베크 10권 완역 기념 트윗이었다. 북유럽 추리소설의 근간이 되는 시리즈의 완역이 되었으니 시작해볼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잘 읽고 있다. 출퇴근길과 점심시간에 들고다니기 좋은 사이즈의 책인 것도 한 몫 한다. 어느 페이지에서나 접고 다시 열어 읽기 편해서 좋다. 살인수사과 경감이지만 직장인으로, 또 가정에서는 남편이면서 부모로 살아가는 한 인간의 모습이 담겨 있는 점도 좋다...
지난달에 며칠 연차를 내고 짧게 제주도에 다녀왔다. 문제가 있던 feature를 마무리하고 다녀온 휴가였다. 노트북을 챙겨가지도 않았고, 휴가 기간 동안 단 한 번도 휴대폰 알림을 신경쓰지 않아도 됐다. 프리랜서로 일한 지난 수 년 간 제대로 된 휴가를 가본 적도 없지만(비행기 표만 끊으면 일이 들어와 취소 수수료만 기십만원을 물었다), 짧게 국내 여행이라도 갈라치면 노트북을 안 들고 간 적이 없다. 한 번은 홍천인가를 가다가 이동하는 차 안에서 번역 의뢰를 받고 리조트 도착해서 내내 번역만 하다 온 적도 있다. 프리랜서를 하기 전 2년 간 다녔던 직장에서는 휴가를 가서도 한국 시간으로 오전 10시 전(!)에 데일리 업무를 해야하는 게 있었고, 두 번째 여름 휴가를 다녀온 다음 회사에 퇴사하겠다고 했지..
언젠가부터(라기엔 꽤 오래 전부터, 라고 적고 나니 거의 처음 같이 살 때부터😇) 우리집 주방 담당은 동거인인데, 두어 달 전 퇴사하고 쉬는 기간이라 요즈음은 더더욱 밥 담당이다.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면 저녁 준비가 짠- 하고 되어있고, 난 손발만 씻고 나와 밥을 먹는다. 아주 완벽한 삶이라고 할 수 있지. 예전에 농반진반으로 “나도 아내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 꿈이 한시적이나마 이뤄진 격이랄까. 저녁상만으로도 감격인데 매번 감동하는 또 하나의 포인트가 있다. 난 찬 음료를 안 좋아해서 한여름에도 뜨거운 커피를 마시고, 어쩌다 찬 음료를 마셔도 얼음을 넣어마시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마찬가지로 찬 과일도 좋아하지 않아서 과일을 가급적 실온에 보관하는 편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냉장보관해야 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