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일에 적응을 다 해서 더이상 새로울 것이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노라니 내가 살면서 이렇게 예측가능한 삶을 살았던 적이 있던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지루한 안온함. 스타트업에서 평온함이라는 단어는 너무 안 어울리는 것 같고, 사실 어딘가 조금 잘못된 것이 아닌가 싶다. 만들고 있는 제품은 일단 저궤도에 안착해서 굴러가고 있다. 운영팀은 하루하루 다이나믹한 것 같은데, 나는 6월 초 휴가를 다녀온 후 심심하고 지루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팀에 신규 인원이 합류하면서 자연스레 새로운 역동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했으나, 2개월의 기다림 끝에 최종 합류가 불발되어 이제 남은 하반기에 새로운 멤버를 기대하기는 어려워졌다. 외부에서 주어지는 도전 과제가 없으니 내 스스로 과제를 만들고 마일스톤을 세워나가야 하는..
코로나 이후에 해외여행을 몇 번 안해봤는데, 한번씩 해외를 나올 때마다 깜짝 놀란다. 모바일 기기 없이 우리는 살 수 없는거야, 이제.입국신고서 작성하려고 가방에 볼펜 하나 챙겨왔는데 이제 종이 신고서는 아예 없고 전부 다 QR코드로 디지털 신고서를 작성하더라. 똑똑이들은 한국에서 미리 신고하고 오는 것 같던데, 난 기껏 맨앞자리 타서 제일 먼저 입국심사대를 통과했지만 신고서 쓰고 오라고 돌려보내졌다 ㅋㅋ작년에 가족 여행으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다녀와서는 환전을 아예 안하고도 수수료 없이 토스카드로 ATM에서 현지 화폐 출금하고, 카드 결제도 수수료 안 붙어서 이번에도 환전을 거의 안해왔거든. 아예 안하려고 했는데, 동료가 치앙마이 공항에서 시내 들어가는 택시 현금만 받는다고 해서 택시비 정도만 환전..
- 박소령, - 마이 셰발, 페르 발뢰, - 정유정, - 장강명, - 김주혜, - 최진영, - 대니얼 카너먼, - 수전 배리, - 뤼트허르 브레흐만, - 팀 밀라논나, - 박웅현, -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 크리스 채, - 티머시 갤웨이, - 김영하, - 아툴 가완디, - TJ 클룬, - 박완서, - 레이 달리오, - 윌 라슨, - 정부희, - 최지은, 나는 왜 읽는 걸까? 어딘가에 기록해 두지 않는 읽기란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모든 읽기가 생산적인 결과물로 남을 필요는 없다고는 하지만, 기록하지 않고 휘발되는 것들이 아깝다는 생각은 든다. 나에게 읽기란 기본적으로 시간을 보내는 방법. 읽지 않고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 거죠? 목록을 쭉 써놓고 보니 일하는 방법에 대한 책들을 많이 읽었다. 혼자 하..
오랜만에 보광동 베쓰푸틴에 들렀다. 상반기에 모 유튜브 채널에 나온 후 몸살을 앓은 것 같아 가고 싶어도 갈 수 없었다. 대기줄이 있었지만 15분 가량 기다린 후 들어갈 수 있었다. 칠리볼이 메뉴에서 없어진 듯 하여 칠리 스파게티 시키며 너무 많은 거 아닌지 걱정했지만 모든 접시 구멍 뚫을 기세로 다 먹어치움 ㅋㅋㅋㅋ부른 배를 안고 한강 가볼까 하여 보광동 나들목을 통해 한강으로 나갔다. 처음 걸어보는 보광동 나들목. 근처에 집라인이 있어서 신나게 타고 놀다가 귀가했다. 여전히 처음인 것이 있다는 게 기분이 좋았다. 좋은 가을 밤이었다.
집을 산다는, 인생에 있어 제법 거대한 결정은 어떻게 하게 되는 걸까 궁금했었다. 내 인생의 다른 일들과 마찬가지로 면밀한 분석 후에 하는 의사 결정은 아니었고, '살 수 있으니 산다'에 가까웠던 것 같다. 재계약 철이 다가왔고, 통근 시간이 길어 힘든 나는 회사와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가고 싶었다. 여행을 다녀오자마자 8월 중순부터 한 달 동안 주말마다 서울을 가로지르며 많게는 하루에 5~6군데씩 매물을 보러 다녔다. 회사에서 가까운 곳들은 평일에 퇴근 후 저녁 시간에 보러 가기도 했다. 집을 보러 다니며 동거인과 나의 우선순위가 다르다는, 원래도 알고 있던 사실을 다시금 확인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5일 출퇴근을 하며 집을 알아보고 직접 보러 다니는 일련의 과정들은 정말 너무너무너무 피곤한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