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카테고리 없음

시간이라는 자원

김첨지. 2024. 12. 25. 18:52

최근 전혀 다른 루트의 지인 두 명과 동거인과 함께 사는 삶이 알게 모르게 시간을 얼마나 저당(?)잡히는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일이 있었다. 첫 번째는 내가 요즘 가장 부족한 게 시간이라는 얘기를 하니 "같이 살아서 그러는 거 아니냐"고 했다. 실제로 같이 살지 말지 고민하던 시기에 가장 큰 화두가 개인 시간에 대한 것이었다. 둘 다 혼자 살고 있기도 했고, 고요한 개인 시간을 필요로 하는 인간들이어서 같이 살아도 이런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트라이얼 기간을 가지다 아예 집을 합친지도 이제 몇 년이 되었고, 그 당시 했던 고민이 무색하게 함께 하지만 필요한 만큼 각자의 시간을 잘 보내고 있다고 생각하던 와중이라 친구의 질문에 그런가? 하며 갸우뚱했다. 

두 번째는 동거인과 같이 살다 다시 1인 가구의 삶을 살고 있는 친구가 "혼자 지내니 시간이 많아도 너무 많다"고 한 것이다. 그 친구가 동거인과 어떤 생활 패턴으로 지냈는지 속속들이 알지 못하지만 혼자 지내면 시간이 많아지나? 하는 생각을 다시금 해보게 되었다. 

 

어찌보면 당연한 말이기도 하다.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은 그와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이니까. 지금 당장 나에게 필요한 것들을 채워나가려면 시간을 들이부어야 하지만 내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이 사람과 함께 시간을 쌓아가며 같이 나이 들어가는 것이니 당연히도 양자택일의 문제는 아니고 조화를 찾아나가야 하는 일이겠지. 다행히도 내가 하고 싶어하는 일에 적극 찬성하고, 맞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격려해주며, 내조까지 알뜰히 해주는 고마운 사람이다. 오늘도 여느 밤처럼 <피의 게임 3> 같이 보다 자야지.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5/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