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여행에서 좋았던 식당들이 많았는데 기억이 휘발되기 전에 간단하게 기록해본다. 알가르브 지방의 파루와 포르투 편은 추가로 작성해 보겠다 (과연). 사진은 추후 시간이 될 때 추가할 예정 (과연). 포르투갈은 특이하게(?) 식당 테이블에 QR 코드로 메뉴를 두는 곳이 많았다. QR 코드가 있던 곳은 메뉴 링크도 같이 기록해둔다. 1. Marisqueira Uma - 해물밥 리스본 숙소는 피게리아 광장에 있는 부티크 호텔이어서 관광지 중심가 중의 중심가였다. 숙소 근처를 어슬렁 걷다가 줄 서 있는 식당이 있길래 여기는 무엇인고 하고 검색해보니 굉장히 유명한 해물밥 식당이었다. 단일 메뉴를 팔고, 줄 서는 날이 많다. 오픈 시간에 맞춰 가서 안정적으로 입장할 수 있었다. 나중에 포르투에서 해물밥을 한 ..

리스본답게 약간의 오르막을 올라가다보면 모퉁이를 돌기 직전에 위치한 타파스 레스토랑. 토요일 저녁 예약 없이 방문했더니 만석이었다. 다음날 예약을 할까 했더니 일요일은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하여 한 시간 뒤 예약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고 숙소로 돌아와 조금 누워있다 시간에 맞춰 다시 식당으로 향했다. 몇 달 간 이어지던 강행군 일정을 막 마치고 13시간 30분, 그리고 환승 후 다시 3시간여의 비행이라는 초장거리 여행 일정은 예상대로 쉽지 않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아녔다면 13시간 30분까지는 걸리지 않았을 것이다.) 이날은 어느덧 리스본 4일차였지만 여전히 시차 적응을 하지 못해 하루에 5시간도 채 자지 못한 며칠이 이어지자 너무 피곤했다. 숙소에 잠깐 들어와 눕자 이대로 다시 나가지 않고 자..
옆마을에 가는 오전 기차 안에서는 뉴욕 재즈클럽 방문기를, 오후 햇살이 작열하는 해변가에서는 서늘한 핀란드 헬싱키의 서머 하우스 탐방기를, 돌아오는 기차를 하염없이 기다리며 매표소도 역무원도 없는 자그마한 기차역에서는 나도 가본 적 있는 라오스의 루앙프라방 여행기를 읽었다. 그저 단행본 목차의 순서대로 읽어나갔을 뿐이지만 어쩐지 장소마다 적절했다는 생각이 든다. (돌아오는 기차는 결국 오지 않았다. 한 시간 여를 같이 기다린 여행자들이 우버 쉐어링을 제안해 같이 우버를 타고 돌아왔다. 알고보니 그들은 프랑스 Metz에 사는 이들이었다. 미라벨의 고향. 포르투갈은 프랑스보다 프랑스인을 만나기가 더 쉬운 곳이다.)
30여 년을 살아오며 격동의 10-20대를 보내고, 휘몰아치는 바람과 파도에 모든 것이 출렁거리던 시기가 나도 모르게 어느샌가 끝났다. 시간이 지나면 잠잠한 물에서 가라앉을 것들은 무거운 것부터 차례로 가라앉는 것처럼 나라는 인간에게도 다 뒤엉켜 뭐가 뭔지 들여다봐도 보이지 않던 혼탁한 시간이 지나고, 이제는 제법 윗물이 맑아져 가만 들여다 보면 뭐가 뭔지 조금은 보이는 시간이 찾아왔다. 아직 구정물이긴 하지만 말이다. 10대의 나, 20대의 나와 지금 내가 얼마나 다른 사람인지 생각해보면 깜짝 놀란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나는 많이 변했다. 그리고 나는 지금의 내가 더 좋다. 하지만 내 안의 것들이 사라진 게 아니라 침잠했다는 것을 안다. 그것들은 분명 내 안에 있다. 이제 수면 밖으로 드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