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동안 현생과 단절하고 메타버스에서 살다 나온 나 자신에게 보상이 필요해 공부를 시작한 초반에 비행기표만 끊어놓고 나머지는 출발 직전 닥치는 대로 숙소와 국내 교통편을 예약하고, 아무 사전 정보 없이 ㅇㄹ언니가 준 lonely planet 한 권만 믿고 떠난 여행이었다. 팬데믹 이후 첫 해외여행이자 통대 졸업 후 숱한 출장과 한 차례의 가족여행을 제외하고는 첫 해외여행이었다. 처음 가보는 나라이지만 익숙한 서유럽 도시의 풍경들, 좋아하는 지중해 음식, 상대적으로 다정한 사람들 모든 것이 좋았지만, 이 먼 곳에 오기 위해 들여야 하는 시간과 에너지를 생각하면 한동안 다시 발걸음하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좋아하는 것들이 많이 있지만 이제 이만큼이면 됐어, 충분해 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혼자 ..
1. 올해의 소비: SK매직 트리플케어 식기세척기 2. 올해의 영화: 서울의 봄 3. 올해의 드라마: 넷플릭스 영 쉘든 4. 올해의 여행: 4월의 포르투갈 5. 올해의 책: 정세랑의 설자은 시리즈 1편 6. 올해의 공연: 아직 공연 볼 만큼 삶이 궤도에 오르지 못함 7. 올해의 특이사항: 작년에 시작한 인생 삼모작 준비의 첫 결실로 9년 만에 다시 회사원이 됨 8. 올해의 특이사항2: 부모님 집을 나와 독립해서 살던 첫 집인 망원동을 정리하고 경기도민이 되었다. 전입신고도 마쳐서 (서류상 새로운) 동거인이 생김 9. 올해의 특이사항3: 코로나 백신 5차 접종
실패하지 않는 사랑은 생이 다하기 전 마지막 사랑일까? 단 하나의 사랑만이 실패하지 않은 사랑이라면 그럴지도. 프로그래밍을 하면서 null, undefined, 0, 1 , multiple이 얼마나 다른 값인지 놀랄 때가 많다. 나의 현재적 사랑 외에 다른 사랑이 실패한 사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나의 지난 선택과 삶의 단면들이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은 잘 기억나지 않는 십수년 전의 모습조차도 덜 성숙한 나의 모습이고, 그때의 내가, 그때의 사랑이 나를 여기에 오게 했다고 생각해. 어느 때의 델리스파이스가, 브로콜리너마저가, 짙은이 나를 숨쉬게 한 것처럼 2023년의 음악이 궁금해 찾아본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