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생각지도 않게 술자리가 길어지는 바람에 대략 오후 6시부터 시작한 술자리가 새벽 2시까지 계속되었다...? 서울에서 이제 막차 시간에 택시 잡기는 그냥 포기하는게 좋겠더라. 그나마 차고지 쪽으로 들어가는 방향이라 12시 8분 막차를 타고 친구와 함께 머무는 곳으로 왔다. 이미 앞의 술자리에서 소주를 양껏+@로 마셨건만 이어진 2차에서 와인을 깠다. 필멸의 조합... 다음날 아침 일찍 친구는 집으로 귀가하고 나는 지구 내핵이 나의 뇌를 부르는 극한의 두통과 어지러움을 느끼며 끙끙 앓다가 낮잠을 한차례 더 잤더니 그나마 살아나서 라면으로 해장을 하고 이어서 또 자고, 또 잤다. 숙취라는 감각을 언제 마지막으로 느꼈나 생각해보면 거의 1년 반 전? 낯설고 기괴한 이 느낌 너무 힘들고 싫고 이렇게 버..
폭풍같은 6월이 지나갔다. 하염없는 장맛비 가운데 몇날며칠째 햇빛을 못봐 시무룩하던 식물들이 조금은 힘을 내겠다 싶게 파란 하늘에 햇빛이 나는 7월 1일이다. 6월 말까지 마무리해야지 싶었던 일들이 두어 가지 있었는데 갑자기 다른 일들이 뻥뻥 터져주어 그대로 이고지고 7월을 맞이했다. 오늘과 주말에 최대한 마무리를 잘 해봐야지. 안 되는 것들은 다음 주에는 꼭 마무리를 해보자. 여름 가전은 여름이 시작되기 전에 사는 편이 여러모로 편해 고장난 제습기를 올봄에 새 제습기로 교체했다. 이번주 내내 잘 쓰다가 어제 갑자기 제습기 파업 선언_- 하필 어제 빨래를 돌려다 거실에 널었고요. 그 타이밍에 꼭 죽었어야 했니. 어쩔 수 없이 에어컨 제습모드로 처음 가동했다. 제습기만큼 확확 제습은 안 되었지만서도 그래도..
여행을 떠나기 전에 가장 신중히 고르는 것 두 가지는 숙소와 여행지에서 읽을 책이다. 동선도, 식당도 내키는대로 하면 되지만 잠자리를 가리기에 숙소는 꼭 미리 예약하고, 또 다른 하나로 들고갈 책을 신중히 고른다. 요새는 사실 전자책을 보니까 여행지에서 책을 새로 살 수는 있다. 그래도 그 여행지에서 읽을 책을 출발하기 전에 정해놓는 편이다. 보통은 여행지에서 해당 장소가 아닌 다른 곳의 여행기를 읽는 걸 좋아하는데 이번에는 오랜만에 혼자 떠나는 길인지라 서사가 있는 책을 읽고 싶었다. 생각해보니 난 혼자 떠나는 여행에서는 대체로 소설을 읽었다. 특정 여행지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소설이 있고, 나중에 그 여행과 장소를 돌이켜봤을 때 그 소설이 함께 묻어나는 건 꽤 근사한 일이다. 이번에는 급히 떠나느라 무..
"인생은 언제나 배신이 기다리고 있어. 매일매일 사는 거지, 뭐. 그렇다고 해서 죽을 수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