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상시 책을 읽는 장소는 집이다. 거실 쇼파 아니면 내 방 침대. 어떤 책을 '어디서' 읽느냐는 생각보다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 금정연의 는 워낙 얇은 책이기에 누구라도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을 수 있겠지만, 요즘은 뭐든지 오래 집중을 못하는 나날이라 하루에 책 한 권을, 그것도 장소를 옮겨가며 단번에 다 읽은 건 꽤나 오랜만이었다. 요며칠은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일이 많은 날이다. 병원 보호자 침대에서 자보는 것도 처음이었다. 이제 앞으로 부모의 보호자가 내가 되리라는 것을 처음으로 몸으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집에서 이런저런 자잘한 물건들을 챙겨서 가져다 줄 사람이 오늘은 아무도 없어서 집에 잠깐 들르는 길에 예약도서로 와있다는 문자를 받고 도서관에 들러 금정연의 를 빌렸다. 집에 들어가는 길에 첫..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가슴이 살짝 뛰려고 해서 이 순간을 기록해야겠다 싶었다. 이런 순간은 잘 찾아오지 않고, 찾아온 이 순간을 기억하고 살아가는게 중요하니까. [인터뷰] ‘20년 엔씨맨’이 10년간 들은 얘기 중 가장 흥미로웠던 제안 - 에누마 김형진기사 제목은 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어쩌다 우연히 읽게 되었다. 인터뷰를 읽는 중에 기사 주인공인 김형진 디자이너보다 '이수인 대표'의 이름을 보고 놀랐다. 여기에서 이 이름을 보게 되다니! 이수인 대표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늘 그렇듯) 회사원 재직 시절, 피칭 스토리를 짜내며 리절트 기사가 나와서 보고하던 때였다. ([WWDC 2013] 그 곳에서 만난 개발자 이야기 - LocoMotive Labs 이수인)수많은 개발자들, 대표들의 스토리가 있었지만..
갑자기 어떤 노래가 꽂혀서 하루 종일 듣는 경우가 아주 드물게 있는데, 오늘은 이거네. 어둠 속의 빛으로 넌 내게 머물러-
서울에 온 지 이틀만에 집이 이사를 했고, 이사한 지 하루만에 교정지를 받았고, 오늘 아침에서야 그 교정지를 출판사에 돌려보냈다. 이제 짐 정리 좀 할 수 있을 것 같군. 이사짐 센터가 왜 때문인지 방 4개인 집에서 방 4개로 왔는데 짐을 서로 방에 막 섞어서 갔다놨어-.- 그래서 지금 내 방에는 동생 방에서 건너온 옷 무덤이 며칠째 쌓여있다. 이거 정리하고 서랍 정리하면 다음주 다 가게 생겼다. 돈 버는 건 어려운데 돈 쓰는 건 너~~~무 쉬워. 집이 고작 몇백 미터 옮겼을 뿐인데 구가 바뀌고 생활권이 바뀌었다. 할머니 왈, "꼭 어디 시골에 온 것 같다"고. 차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야 몇백 미터 일도 아니지만 할머니랑 나만 뚜벅이라 역세권 벗어나 교통편 거지같은 구석 동네로 오니 뭘 어디 이동할 때마..
튀니지 너무 좋다. 제 스타일이에요. 안 가고 싶을만큼 좋다... 3일만에 시차 적응 완료했고, 다만 인천공항에서 비행기 타고 환승 시간 빼고 비행기만 15시간 넘게 탔으며(비행기, 차 이런데서 원래 잘 못 잠) 비행 시간 포함 시차적응하기까지 7-80시간 동안 나는 인간이 아니었음. 좀비 상태였고 그 와중에 낮에 관광 돌고 심지어 회의 통역도 했다 ㅋㅋㅋㅋㅋㅋ 한국은 이제 설 연휴라죠. 여기는 지금 수요일이 끝났다는게 믿기지 않는다. 이미 화요일부터 금요일 같았기에 ㅋㅋㅋㅋ 하지만 주말까지 이틀이 더 남았다는 사실.
잠이 안 와서 운동 이야기 조금 더. 현재 하는 운동: 일주일에 2회, 1시간 30분씩 그룹 수업의 탈을 쓴 사실상 피티 수업을 받고 있다. 기구 일체 안 쓰고 맨몸 운동 위주. 쓰는 기구는 밴드나 마사지볼 정도? 가끔 주위 사물을 이용하긴 한다. 벽이라든지 책상, 의자라든지. 과거 했던 운동: 여러 가지 있지만 한동안 등산 정말 좋아해서 자주 다녔는데 최근 몇 년 산 한 번을 못 가봤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 산 다시 타고 싶은데 미세먼지 죽어라... 수영도 한동안 열심히 했는데 물개로 거듭나는데까지는 못 가고 물 무서워하는 거만 좀 사라진 수준. 잔잔한 바다에서 멱 감고 노는거 좋아한다. 자전거는 운동이 아니라 동네 이동하는 주요 교통 수단. 겨울인데다 현재 자전거 상태가 안 좋아서 봄 되면 새 자전..
노브라가 짱이시고 겨울은 진짜 옷 챙겨입어야 하는 때 아니면 거의 항상 노브라로 산다. 그런데 운동할 때는 노브라보다 스포츠 브라 하는게 더 편하니까 항상 운동 가서 옷 갈아입을 때만 스포츠 브라 하거나, 아니면 집에서 바로 운동하러 갈 때는 운동복 입고 바로 체육관 가니까 그때는 집에서 하고 간다. 가지고 있는 스포츠 브라 중에 사이즈가 하나 살짝 작은게 있는데 이게 막 엄청 크리티컬한 정도는 아니어서 버리거나 안 입긴 뭐해서 자주 손이 가진 않는다. 그런데 오늘은 운동 가려니 하필 그 브라 말고는 스포츠 브라가 없었고 그걸 입고 집을 나섰다. 요즘 운동하는 곳은 집에서 마을 버스 타고 15분 정도 가야하는 곳인데, 집을 나서자마자 미세한 두통이 생기더니 운동 시작하려니 점점 더 심해졌다. 급기야 몸 ..
이 블로그 어쩌다보니 크게 1/먹고사니즘 이야기(통번역, 프리랜서의 애환) 2/수면 이야기(주로 잠 못 잔다는 투정) 이렇게 두 가지로 양분된 블로그가 되어버린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은 수면 이야기. 잠 못 자는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열며칠 동안 푹 잘 잤다 싶었던 날은 딱 하루. 이제는 그냥 못 자면 못 잔 대로 밍기적 일어나서 할 일을 한다. 밤에 쉽게 잠을 못 들고, 아침에 일어나는거 힘들어하는거 전형적인 불면증 맞지요... 예전에는 저혈압이라서 아침에 못 일어나는줄 알았건만. 수면 관련 기사 보다가 매트리스 기획/생산/판매까지 온라인으로 하는, 본인 회사가 디지털 네이티브 회사라고 하는 창업주 분의 재미있는 인터뷰 기사를 봤다. 역시 성공한 이야기보다 망한 이야기가 재밌어. 그리고 성공한 ..
하루키가 말하는 작고 가벼운 행복은 "좋아하는 여자 아이와 맛있는 걸 먹는 인생"으로 거칠게 요약할 수 있을 텐데, 제 삶의 행복도 오랜 세월 여기에 있었다. 국현무 일이 끝난 이후로 삶에 낙이 없다 는 말을 종종 내뱉었다. 국현무가 나에게 남기고 간 흔적... 돈 벌면서 즐거웠던 모든 순간이 3일짜리 본공연 무대로 증발되어 사라졌다. 국현무 이전에도 큰 낙 없이 살았던 건 똑같은데 즐거움에 발담그고 나왔더니 그 부재가 더 크게 느껴진걸까? 낙이 없다 낙이 없어 하며 지낸지 한 달 반. 제대로 못 쉬고 바로 학원 수업 나가고 번역 작업에 돌입하면서 결국 컨디션 최악에 이르렀다. 바로 전 포스팅에 썼던 안 좋은 몸 상태는 여전히 계속 안 좋지만 병원 못 가봤고, 여기에 더해 목감기를 얹었다. 월요일에 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