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1년 반만의 해외여행. 평소 잘 가본 적 없는 동남아를 가족여행으로 다녀왔다. 작년 여권이 만료되었고, 한동안 해외 나갈 일이 없다고 생각해서 연장 신청을 안했는데 이번에 어쩔 수 없이 다시 여권을 만들게 되었다. 여권 신청을 새로 하면서 정부 사이트 중에 압도적으로 사용자경험(UX)이 좋아서 놀랐다. 모든 정부 사이트가 이정도면 좋을 텐데. 이번 여행에서 휴대폰 eSim과 토스 체크카드를 처음 사용해봤다. 토스 체크카드는 원래 국내에서 사용하고 있었고, 해외 사용이 처음이었는데 출국 전 할 일은 외화통장 개설이 전부였다. 토스의 다른 모든 상품이 그렇듯 휴일이고 자정이고 상관없이 1-2분 만에 통장 개설 끝. USD 통장, EUR 통장 따로 개설할 것 없이 외화 통장 하나 개설하고 거기에 내가 원..
- 정보라, - 리베카 솔닛, - 카를로 로벨리, - 정세랑, -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 스티븐 레비츠키, - 임경아, - 제현주, - 한수봉, - 닉 맥기울리, - 김승희, - 마티 케이건, - 옥타비아 버틀러, - 아툴 기완디, - 조지 마셜, - 정희원, - 게일 콜드웰, - 조너선 하이트, - 김지혜, - 미셸 우엘백, - 박완서, - 최규호, - 사브리나 임블러, 23권. 개발 관련 도서가 거의 없네. 방통대 다니면서 책까지 읽는건 역시 무리였을지도? 인상 깊게 읽은 책을 꼽자면 가 단연 첫 번째다. 바다 생물과 한 개인의 회고록 사이의 중첩된 경험을 할 수 있다. 한 권을 더 꼽자면 제현주의 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따로 포스팅을 한 번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시간이 어영부영 지나갔다..
새만금간척사업으로 말라버린 갯벌 '수라'를 담은 다큐멘터리. 그곳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의 고군분투기와 함께 아직 그곳에 남아있는 생명들을 너무나도 아름답게 담아냈다. 방파제가 들어서 하루 두 번 오고가던 바닷물이 막히자 갯벌에 살던 조개들은 몇날며칠 동안 갯벌의 흙 속에 숨어지낸다. 며칠 후 마른 갯벌에 비가 내리자 바닷물이 들어온 줄 알고 조개들은 맹렬히 흙 위로 올라왔으나 조개들이 기다린 바닷물이 아니었고, 조개는 모두 그대로 폐사한다. 갯벌은 거대한 조개들의 무덤이 된다. 그 황량한 광경을 보니 가슴이 아팠다. 봄여름 사이에 한국을 들러서 갯벌에서 먹이를 먹으며 휴식을 취하던 도요새들도 먹을 것이 없어진 갯벌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죽어갔다. 가슴 아픈 장면들을 꼽았지만 영화는 아직..

1.Paul Graham의 트윗을 보고 오랜만에 포스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얼마 전 깨닫게 된 게 있습니다. 사람들이 (언젠가는 결국 그렇게 되겠지만) AI에게 글 쓰는 일을 맡기게 되면 잃게 될 것이 틀림없이 있습니다. '글이라는 것이 어떤 식으로 직조되는지' 아는 감각이죠.기술이 발전하면서 이런 지식이 사라졌던 건 드문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제는 옷감을 짜거나 그릇을 빚거나 바구니를 엮을 줄 아는 사람이 굉장히 드물잖아요. 하지만 이제 글쓰기가 그 분류에 들어가니, 그건 조금 묘합니다.사실 제가 진심으로 걱정하는 건 사람들이 글쓰기를 멈추면 훨씬 더 큰 걸 잃어버릴까 하는 겁니다. 옷감을 직접 짜지 않는다고 큰일이 나진 않습니다만, 글쓰기란 곧 사고 그 자체거든요. 그러니 사람들이 글을 쓰지 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