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아카이브라는게 있기도 전, 싸이월드 시절보다 훨씬 더 전에, 가장 멀리는 아마도 미취학 아동 시절, 삶의 어떤 장면들이 기억 속에 남아있다. 사진 앨범에 있는 이미지도 아니고, 왜 이런 몇몇 특정 장면들이 마치 비디오 클립처럼 남아 있는지 모르겠지만 가끔 이유없이 문득 떠오르는 생의 장면들이 있다. (음성이 함께 있는 장면도, 음소거인 채로 이미지만 있는 장면도 있다.) 오늘 문득 떠오른 장면은 중고등학생 때 새학년이 되면 새 교과서를 과목별로 교실 앞에 늘어놓고 한 줄로 서서 한 권씩 챙겨가게 했었다. 그럼 새 교과서들을 몽땅 짊어지고 집에 갔다. 그러면 그 날은 문학 교과서나 사회과목 교과서를 읽다 잠드는 날이었다. 이런 기억을 가지고 있는걸 보면 천상 문과 사람이다, 나. 또다른 기억은 학부..
기록할만한 무더위도 이제 제법 선선해졌다고 느끼는 정신 승리를 하며 잘 지내고 있다. 처음에는 더워서 진이 빠지는 것보다도 잠을 내리 못자니까 힘들었는데 이제 잠도 평소처럼 잔다. 운동을 새로 시작하면서 삶의 사이클이 좋아졌다. 역시 돈 내고 체육관을 등록해야 해. 돈주고 자전거 사니까 삶의 질이 높아진 것처럼... 혼자 운동이라고 부르기도 뭐한 깔짝깔짝 스트레칭마저 안한지 두 달이 넘었고, 그 앞에도 출장 왔다갔다 하며 대단한 운동이라고는 하나도 안하던 삶을 청산하고, 실내 클라이밍 강습을 시작했다. 난 왜 무슨 클래스를 등록하면 쩔이를 담당하는가...! 몸치가 확실하다. 겁도 많고 몸쓰는 감각은 정말 하나도 발달하지 않은 것 같다. 시간이 쌓여 몸쓰는 뉴런 회로를 뚫는 것 같다. 처음에는 마냥 재미났..
트위터에서 누가 그랬다. 프리랜서로 산다는 것은 영업도 내가 하고, 실제 업무도 내가 하고, 구매도 내가 하고, 회계도 내가 하는 거라고. 정말 맞는 말이다. 아무도 해주는 이가 없는데, 다 필요한 일이라서 내가 한다. 물론 혼자다 보니 회사에서 하는 것처럼 복잡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시간이 들고 품이 든다. 그런데 꼭 이런 류의 일을 하는 시간에는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는게 문제다. 그래서 이제는 이런 일을 하는 시간도 일을 하는 거라고, 꼭 통역과 번역을 하는 시간만 일을 하고 있는게 아니라고 나에게 되뇌어 주고 있다. 그래서 하는 포스팅 되시겠다. 7-8월. 바야흐로 통역 비수기. 7월 초 대구 행사를 끝으로 정말이지 아~무런 행사가 없군요. 그래서 제주도로 한 주 휴가를 다녀오고,..
나처럼 뭘 안 사는 사람도 없지 하면서 가계부를 들춰보면 그래도 뭔가를 사긴 산다. 기초화장품은 얼굴/몸 합쳐서 로션 하나만 쓰고 있는데 그거 다 쓰면 또 쟁여놔야지, 샴푸, 바디젤, 가글 같은 생필품은 때마다 안 살 수가 없으니까. 그 외에도 봄철에 셔츠 하나, 여름철 원피스 하나, 샌들 하나를 샀다. 옷, 신발 안 사는 거 같으면서 계절마다 뭔가 하나 정도는 사긴 산다. 주로 이전에 입던 게 떨어져서 버리면 사긴 하지만_- 이런 주기적 소모품 말고 산 것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역시나 자전거!!!!!! 이전에 쇼핑 이야기 포스팅한 것 중에 아무 것도 안 샀지만 5월에 결국 큰 마음을 먹고 자전거를 샀다. 그리고 결과는 대!만!족! 자전거는 역시 나에게 최고의 교통수단이다. 따릉이 따위 한 번도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