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계부 앱을 쓴 지 5년은 넘었을 것 같다. 최소 회사 다니면서부터 썼으니까. 지출 분류 중에 크게 식도락이 있는데 소분류가 점심/저녁/음료/기타였는데, 최근 점심/저녁/술/차/커피/기타 로 나눴다. 식음료 소분류가 늘어나면서 중분류에 생활비>식료품을 따로 빼긴 했다. 술 먹느라 정신없다는 얘기를 길게 써보았다. 나는 왜 술 먹느라 정신이 없는가... 소주를 못 마셔서 산 차는 술로 분류해야 하나, 차로 분류해야 하나를 고민하느라 써본다. 이 미친 세상 니미리 좆같아서... 2. 시공간 탈출해서 살고 있다. 3개월만에 서울을 왔는데 3개월 전에도 7일 살다 갔고. 그 7일 전에는 고작 다른 곳에서 보름 살았다. 3년, 30년 산 사람 비할 바는 아니지만, 시간대왔다갔다 사는 것도 그렇고 어디 하나 ..
어제 아이폰 사진 앱에서 뭔가를 잘못 눌러 갑자기 십수년 전 사진을 탐험하는 시간을 뜻하지 않게 가졌다. 예전에도 사진을 많이 찍는 편이 아니었지만 요새는 정말 사진을 더 안 찍는다. 그러다 한번씩 이렇게 옛날 사진을 보게 되면 이런 시간이 있었나 싶은 것. 저 사진은 팔당 어딘가로 교외 드라이브를 나간 날이었다. 학부 다닐 때였을테니 십년도 훌쩍 넘은, 어쩌면 12-13년 전?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내 머리카락이 저렇게 길었던 시절도 있었구나 싶은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고_-;; 저때나 지금이나 크게 변한 게 없구나 하는 생각도 해보았는데 자기 객관화가 안되는 나 혼자만의 착각이려나_- 좌우지간 시간이 흘러가는 와중에 바다에 있는 부표마냥 사진은 한번씩 찍고 볼 일이다. 그러다 같이 찍은 사진이 몇 장..
- 아침에 일어나서 간단하게 아침식사- 내일 근육통을 느낄만큼 운동을 한다(여기 온 이후로 근육통 느낄만큼 운동한 적 하루도 없음ㅋㅋㅋㅋ) - 샤워를 하고 두알라에서 최고 힙한 카페이자 빵집이자 식당인 메종H까지 택시 타고 10-15분 가량을 가서 커피 한 잔을 하며 독서 (두알라에서 제대로 된 에스프레소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은 매우 한정적인데 그 중 유일하게 가격대 서울 수준. 나머지 두세군데는 서울보다 커피가 비싸다고 하여 지나만 가봤지 한 번도 안들어가봤다.) - 메종H 옆에 있는 카지노 슈퍼마켓을 가서 글렌피딕 1병과 함께 나머지 장봐야 할 것들 장봐오기 (파리 공항에서 사온 위스키 한 병 진작 다 마셨다;; 위스키 떨어지기 전에 진 사다놓은게 있어서 그거 마시며 버티고 있는데 위스키가 필요하..
2018년 마무리하는 김에 한 가지 더 적어볼까.올 한 해는 처음으로 '노화'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해였다. 먼저 이제까지 내 몸에서 처음 느껴보는 감각과 현상이 나타났다. 이제까지 한 두 개 나던 흰 터럭이 아예 자리를 잡고 고정적으로 나기 시작했다든지, 무릎이 아프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처음 알게 되기도 했다. 무릎은 한동안 좀 지속이 되다가 근력 운동을 좀 해주면 나아지는데 허벅지 근육이 딸리면 무릎이 뭔가 시큰거리는 것도 아니고 하여간 불편한 느낌이 든다. 이게 계속 진행되면 연골이 닳고 골다공증 같은게 오는거겠구나 처음으로 느꼈다. 그리고 올 해 처음으로 건강검진이란 것을 해봤고 예상했던 것처럼 별다른 나쁜 점은 없었다. 다만 갑상선이 기능적으로는 괜찮은데 초음파 결과가 좋지 않아서 조직..
1. 11월에 보름 가량을 모로코에서 보내고 서울에 1주일 돌아와서 다시 카메룬 두알라로 온 지도 벌써 4주가 지났다. 이렇게 왔다갔다 하며 살아본 적은 처음인데 이제 시간이 좀 지나 몸이 적응을 했다. 시차적응과 장거리 비행을 연속해서 하는 등 몸에 무리가 가는게 당연한 일정이었다. 하지만 가장 몸에 무리가 되는건 자고 일어나는 시간만이 아니라, 해가 뜨고 지는 시간이 뒤바뀌는 신체 리듬의 교란이다. 인체의 항상성은 대단하다. 인간이 인위적으로 하루 24시간, 한 달 30일, 1년 12개월을 나눠놓고 산다고 생각했는데 지구가 자전하고 달이 바뀌고 지구가 태양 한 바퀴를 돈다. 인간의 몸도 거기에 적응해서 살아간다. 서로 8시간 차이가 나는 시간대에 연달아 왔다갔다 하고나니 서울에 있는 동안 신체리듬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