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스본답게 약간의 오르막을 올라가다보면 모퉁이를 돌기 직전에 위치한 타파스 레스토랑. 토요일 저녁 예약 없이 방문했더니 만석이었다. 다음날 예약을 할까 했더니 일요일은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하여 한 시간 뒤 예약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고 숙소로 돌아와 조금 누워있다 시간에 맞춰 다시 식당으로 향했다. 몇 달 간 이어지던 강행군 일정을 막 마치고 13시간 30분, 그리고 환승 후 다시 3시간여의 비행이라는 초장거리 여행 일정은 예상대로 쉽지 않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아녔다면 13시간 30분까지는 걸리지 않았을 것이다.) 이날은 어느덧 리스본 4일차였지만 여전히 시차 적응을 하지 못해 하루에 5시간도 채 자지 못한 며칠이 이어지자 너무 피곤했다. 숙소에 잠깐 들어와 눕자 이대로 다시 나가지 않고 자..
옆마을에 가는 오전 기차 안에서는 뉴욕 재즈클럽 방문기를, 오후 햇살이 작열하는 해변가에서는 서늘한 핀란드 헬싱키의 서머 하우스 탐방기를, 돌아오는 기차를 하염없이 기다리며 매표소도 역무원도 없는 자그마한 기차역에서는 나도 가본 적 있는 라오스의 루앙프라방 여행기를 읽었다. 그저 단행본 목차의 순서대로 읽어나갔을 뿐이지만 어쩐지 장소마다 적절했다는 생각이 든다. (돌아오는 기차는 결국 오지 않았다. 한 시간 여를 같이 기다린 여행자들이 우버 쉐어링을 제안해 같이 우버를 타고 돌아왔다. 알고보니 그들은 프랑스 Metz에 사는 이들이었다. 미라벨의 고향. 포르투갈은 프랑스보다 프랑스인을 만나기가 더 쉬운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