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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 블로그에 검색어를 통해 유입되는 몇 안 되는 키워드가 바로 생리컵. 

생리컵 예찬은 해도해도 모자라고, 라식과 더불어 인생 개과천선 탑3에 당당히 드는 생리컵. 올해 특히 생리대 문제 붉어지고 하면서 주변 지인들(동생, 사촌언니 친구 1, 2 등)이 급격하게 생리컵으로 돌아섰고, 다들 하는 말이 "생리컵 쓰기 전에는 어떻게 살았냐..." 동감하고요. 

생리컵 쓰기 시작한지 만 2년 반? 정도 됐으려나 3년 다 되어가는거 같다. 라식과 마찬가지로 어차피 할 거면 빨리 하는게 남는 장사인게 바로 생리컵. 라식은 만20세 되자마자 했기에 그간 안경값, 렌즈값, 그밖에 경제적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편리함의 가치 등등 뽕을 뽑을만큼 뽑았지만, 생리를 맨 처음 시작한 십대 때야 쓰기 힘들다 치고, 이십대에 생리컵의 존재조차 모르고 산 게 통탄할 노릇이다. 하지만 이미 처음 쓴 이후로 지금까지 만족도 10000%이고, 앞으로 폐경 전까지 생리 10년은 더 할테니 그동안 뽕을 뽑으면 되겠다.

 

생리컵은 이런저런 후기들, 사용법들 구글링하면 많이 볼 수 있으니까 나까지 굳이 정보성 글을 써야 하나 싶었다. 그런데 얼마 전 친구가 생리컵 구입 후 처음으로 착용해 보는 과정에서 변기에 앉아서 생리컵을 넣고 뺐다는 소리를 듣고 기절초풍하는 줄 알았네. 

아니 변기에 앉아서 어떻게 넣고 뺄 생각을 하지?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손이 더 닿기가 힘들고(허벅지가 거의 닿은 상태나 마찬가지니까) 질의 각도, 조임 같은 게 넣고 빼기 더 어려운 구조지 않습니까? 

 

생리컵 초심자들에게 늘 하는 말이 있는데 잘 넣고 빼려면 "무조건 릴랙스"를 하라는 거다. 케겔 운동할 때처럼 질을 조였다 풀어줬다 하는 그런 차원의 릴랙스가 아니라 골반부터 엉덩이 허벅지 전체를 최대한 이완시켜놓고 넣고 빼야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어떤 자세로 넣고 빼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서서 약간 스쿼트 느낌으로 고관절 살짝 접어주고 엉덩이 뒤로 빼준 상태에서 넣고 뺀다. 너무 깊이 앉지 말고 살짝만. 앉은 자세라기보다 거의 서 있는 상태에 가깝다고 상상하면 되겠다. 그리고 그 자세에서 위에 쓴대로 최대한 릴랙스를 하는 것. 처음에는 마치 산부인과 가서 진료실 의자에 다리 벌리고 앉을 때처럼 자동적으로 몸이 긴장하게 되는데, 심호흡을 한다든지 하면서 의도적으로라도 몸통과 하반신의 긴장을 풀려고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넣고 빼는 거 너무 고통일 듯. (이렇게 구구절절히 쓰지만 처음 생리컵 썼을 때부터 잘 빼고 잘 넣은 사람) 

 

이렇게 해서 넣어주면 굳이 깊이 넣지 않아도 생리컵이 안에서 잘 자리 잡고 난 다음에 활동하다 보면 저절로 위로 조금씩 올라간다. 

처음에 생리컵이 잘 들어갔는지 안들어갔는지를 어떻게 아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1/ 넣고 난 다음에 생리컵의 착용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 잘 들어갔다는 뜻. 뭔가 걸리적 거리거나 하는 느낌이 들면 잘못 들어간 거다. 

2/ 1을 충족시키고 난 다음에도 확인해야 될 게 컵이 완전히 전부 퍼졌는지를 봐야 한다. 생리컵 종류가 워낙 여러 개니까 원래 처음부터 다 안 펴지는 컵이 있고(페미사이클이 특히 이렇다), 동그랗게 펴지는 컵이라고 해도 컵이 단단하냐 무르냐 따라서 펴지는 느낌 같은게 전부 다를거다. 페미사이클처럼 원래 다 안펴지고 구겨져 있어도 되는 컵이 아닌 이상, 컵을 집어넣고 난 다음에 손가락으로 살살살 돌려봐서 컵이 전부 다 펴졌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아무 착용감이 안들어도 컵이 어느 한쪽이 구부러져 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이 경우에는 필연적으로 대재앙이 일어납니다. 완전 다 퍼져서 실링이 걸리지 않으면 피가 줄줄줄 새는게 당연하지요. 

1번까지는 쉽게 할 수 있는데 2번 다 펴진 느낌을 아는데까지 시간이 좀 걸리는 것 같다. 나도 맨 처음에 넣었을 때부터 착용감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넣고 빼는 것도 정말 수월하게 한 편이었는데도 2번을 몰라서 두세달 정도는 몇 번씩 샌 적이 있었다. 이게 당연히 찔끔 새는게 아니라 옷이나 이불을 전부 빨래해야 할 정도로 새기 마련이다. 

 

그럼 여러분 모두 생리컵으로 광명 찾고 즐거운 생리 라이프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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