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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3일 9 to 6 출근하고 저는 완전 지쳤다.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 2번 환승하고 마을버스 타는 것은 지옥이었다. 게다가 비오는 월요일...

갖은 방법을 동원해서 최대한 프리랜서로 남아있으리라 결심했다. 어차피 내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긴 하다. 그냥 결심만 해봤다.

3일 통역 일정 중에 첫날은 삐그덕 삐그덕 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나머지 이틀을 생각하면 이건 애교 수준이었다. 둘째날, 셋째날은 갈수록 극강. 마지막날엔 9시 반부터 5시 반까지 밥 못먹고 쉬는 시간 10분도 안가지고 중간에 화장실 눈치봐서 2번 뛰어갔다 오며 8시간 동안 full로 통역했다.....

상황 자체도 극강이었는데 이번 행사 자체에 끼어있는 주체들이 여럿이라 마지막날은 통역만 하는게 아니라 의전과 일정, 상황 등을 핸들링하는 사람이 없어지면서 그거 누가해.... 나한테 양쪽에서 다 물어봐....
회사 직원이 해야할 일을 자꾸 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난 일개 외부 사람일 뿐이고, 내가 개입할 수 없는 부분을 자꾸 개입하게 되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내가 배운 프리랜서 통역사로서 가장 지양해야 하는 상황이 내 눈 앞에서 펼쳐졌다. 최선을 다해 공중줄타기를 하는 8시간이었다. 삐끗하면 추락하는 것 같아서 진심 진땀났다;;;

일단 회의가 종료되고 통역사로서의 내 역할은 끝났고 외국 대표단 분들은 다음날 출국 일정이라 난 곡예줄타기에서 내려왔지만 뭐가 끝난 것 같지 않은 이런 껄쩍지근한 기분을 느껴보기는 처음이다ㅠㅠ 마지막 회의가 끝나고 다같이 웃으며 기념사진 찍는 순서야 빠지지 않았지만, 제대로 된 goodbye 인사조차 하지 못하고 헤어진;; 이런 통역도 처음이었다.

이렇게 경험치가 쌓여갑니다. 배 너무 고프고 진도 빠지는데 끕끕한 기분이 제일 커서 배설욕구로 남기는 포스팅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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