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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12월

김첨지. 2018. 12. 1. 02:09

서울 온 지 다섯 밤 되었나? 시차적응에 대실패하였다. 우하핫! 다음주에 같은 시간대로 다시 출국하기에 시차적응을 할 이유도 없어져서_- 서울에서 그냥 저쪽 시간대처럼 살고 있다. 초저녁잠을 자는 날도, 못 잔 날도 있지만, 초저녁 잠을 잔다 한들 12시-1시면 깨서 해가 뜨면 자는 식이다. 그리고 아침부터 일처리를 하러 다니거나 오전에 좀 자도 되는 날은 느즈막히 일어나는 식으로 살고 있다. 그러다보니 머리가 계속 멍하긴 해.. 내가 뭘하고 사는지 모르겠어... to do list에 미친듯이 하루에도 몇 개씩 할 일을 쓰고 지워나가며 정신없이 일을 쳐내고 있다. 뭔가를 놓치고 있지는 않나 계속 초조한 기분이 든다. 


이러한 와중에 화제의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저도 보고 왔습니다. 먼저 영화를 본 동생이 일반관이 아닌 MX관에서 꼭 봐야 한다고 그래서 비싼 돈 주고 예약을 하였다. 올해 영화관에서 영화보는거 세 번째이고, 돈 주고 보는 건 두 번째이다. MX관은 무슨 약자인지 모르겠지만 음향이 서라운드 수준이 아니라 방향성이 느껴지는 상영관이었다. 소리가 머리 위에서 나기도 하고, 무대 앞에서 나기도 하고 내 뒤에서 나기도 하고 그런 신기한 경험. 왜 일반관이 아닌 이곳에서 봐야 한다고 했는지 잘 알겠더라. 이 영화와 매우 잘 어울리는 상영관이었다. 

영화 자체는 제가 퀸알못이라... 퀸 멤버 누구인지도 모르고 '프레디 머큐리'는 이름만 들어본 수준입니다, 엣헴. 마지막 20분 콘서트를 위해 달려가는 구성이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보다도 '스타'로 태어난 한 생명의 인생 드라마가 흥미로웠다. 자신의 운명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을 보면 마음 한 켠에 부러운 마음이 일렁이는 것을 시인할 수 밖에 없다. 눈물이 찔끔날만큼. 하물며 그게 단순한 확신으로 그치지 않고 어마어마한 재능까지 타고난 사람이면 그 반짝거림에 눈이 부신다. 극 중에서 프레디가 자신을 performer라고 규정하면서 무대 위에서 관객들이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그 시간이 오면 '틀리고 싶어도 틀려지지가 않는다'고 말하는데, 아... 부러워서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그리고 함께 하는 동료가 있다는 것. 그것이 자신을 비로소 완성한다는 것. 네, 제가 가장 취약한 요소이죠.. 보면서 울었다.... 


다음주에는 이 일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동료 통역사들 있는 곳, 그들과 함께 일을 하는 곳으로 간다. 어떤 시간들이 펼쳐질지 기대도 되고 떨리기도 한다. 나도 날아오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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