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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다니다 그만둘 결심을 하고 통대 입시 생활을 견디게 해준 것이 크로스핏 덕이었다면, 졸업 후 프리랜서 1년차를 버티게 해주고 있는 것이 바로 GFM 덕이다. 코치 선생님과 같은 클래스의 운동 메이트에게 절이라도 해야할 판. 하지만 선생님이 빠르면 이번 달, 늦으면 다음 달에 그만둔다고 어제 얘기를 듣고 하늘이 무너져내려... 심지어 GFM 클래스는 없어질 거고 다른 체육관을 알아보든지 지금 체육관에서는 캐틀벨 클래스로 옮겨가든지 해야 한다고.... 

마땅한 체육관을 찾는게 쉬운 일이 아니기에 아마 다른 수업으로 옮겨가겠지만, GFM이 좋그등요... 기구 따위 필요 없다 내 몸만 있으면 돼. GFM 하는 체육관 찾아 삼만리할 자신도 없고 근접성 받쳐주면서 좋은 선생님 있는 체육관 찾기란 정말정말 힘든 일이다. 


번역 마감이 쌓여 있는 와중에 이번 주는 계약서 작성 1, 면접 1 미션을 컴플릿했다. 옷을 차려입고 어딘가로 이동해서 일로 만나는 사람과 1-2시간 이야기를 하다 오는 일은 피로도가 엄청나다. 반나절이 훌렁 지나가버리고 집에 와서 밥먹고 상치우고 나면 노곤.. 하지만 또 번역을 해야 하니까요. 하루를 두 번 사는 느낌이다. 하루를 안 사는 날도 있기에_- 두 번 사는 날도 있어야지 생각하며 노트북을 싸들고 집 밖으로 나왔다. 


하다 보면 느낌이 쎄한 일들이 있는데 경험치를 높인다 생각하고 끝까지 가 보는 것과 쎄한 느낌이 든 즉시 그만두는 것. 최근 후자를 선택한 일이 하나 있었다. 하반기 스케줄이 아직 많이 비어 있었을 때였는데 놀면 놀았지 이거 해서 머리 아파지는 것보다야 낫지 싶었다. 그리고 다른 일로 캘린더가 이내 채워졌다. 안 채워졌으면 또 그냥 할 걸 그랬나 이런 생각을 하기도 했겠지. 선택과 선택과 선택만이 있다. 그 와중에 집중해서 번역도 하고 통역 준비도 하고. 


운동하는 버릇이 없이 통대를 갈 결심을 하지도 않았겠지만, 운동하는 몸이 되고 나서 프리랜서를 하는게 얼마나 천운인지. 프리랜서들은 나름대로의 버팀목이 다 있을테고 아무 부표 없이 이 망망대해에 둥둥 떠 있는 생활을 파도가 오는걸 그대로 몸으로 느끼며 즐기는 사람도... 있을까? 남들이 보기에 나는 제법 파도를 즐기는 사람같이 보이겠지만 나는 끊임없이 중간중간 부표를 심어놓는 사람이다. 


쉬어야 할 때라고 생각했었는데 쉬지 못하는 사람이고 나는 닻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기로 했다. 되든 안되든 될 것 같은 일에 배팅하고, 나에게 조금이라도 해로운 기운이 뻗칠 때는 끊어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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