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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하반기 독서 생활

김첨지. 2025. 12. 28. 21:51

- 박소령, <실패를 통과하는 일>
- 마이 셰발, 페르 발뢰, <마르틴 베크 10: 테러리스트>
- 정유정, <영원한 천국>
- 장강명, <먼저 온 미래: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 김주혜, <작은 땅의 야수들>
- 최진영, <단 한 사람>
- 대니얼 카너먼, <생각에 관한 생각>
- 수전 배리, <내게 없던 감각>
- 뤼트허르 브레흐만, <리얼리스트를 위한 유토피아 플랜> 
- 팀 밀라논나, <비주류 프로젝트>
- 박웅현, <여덟 단어: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 크리스 채, <실리콘밸리에선 어떻게 일하나요>
- 티머시 갤웨이, <테니스 이너 게임>
- 김영하, <단 한 번의 삶>
- 아툴 가완디, <어떻게 일할 것인가>
- TJ 클룬, <벼랑 위의 집>
- 박완서,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 레이 달리오, <변화하는 세계 질서>
- 윌 라슨,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매니저입니다>
- 정부희,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
- 최지은, <그렇게 나는 다시 삶을 선택했다> 


나는 왜 읽는 걸까? 어딘가에 기록해 두지 않는 읽기란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모든 읽기가 생산적인 결과물로 남을 필요는 없다고는 하지만, 기록하지 않고 휘발되는 것들이 아깝다는 생각은 든다. 나에게 읽기란 기본적으로 시간을 보내는 방법. 읽지 않고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 거죠? 

목록을 쭉 써놓고 보니 일하는 방법에 대한 책들을 많이 읽었다. 혼자 하는 일이 아니라 조직 내에서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같이 일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여전히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정말정말 재밌게 읽은 책은 <작은 땅의 야수들>. <파친코>와 비슷한 시공간을 그리고 여러 세대에 걸친 서사여서 더더욱 생각이 났다. 이들이 살아가는 세계를 떠나기가 아쉬워 책장을 급하게 넘기면서도 아껴 읽었다. 

장강명의 <먼저 온 미래>를 읽고도 '일'이란 무엇이고, '직업'이란 무엇인지, 앞으로 나에게 남은 생에서 그 개념이 뒤바뀌어가겠구나 하는 걸 보다 실감하게 됐다. 초등학교 때 뉴스에서 앞으로 한 사람이 직업을 한 개만 가지는 일은 드물고, 한 사람이 평생에 걸쳐서 N개의 직업을 가질 것이다라는 얘기를 했는데, 그것이 내 삶이 된 것처럼 말이다. 내가 사랑하는 일과 그를 둘러싼 지형이 바뀌어 버리는 일, 그래서 내가 사랑하는 일이 더이상 예전과 같을 수 없는 일, 이것도 이미 내가 겪은 일이다. 다른 직업군을 선택한 지금 또다시 현재 진행형으로 겪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인간은 여전히 유한한 시간을 사는데, 인간의 속도와 비교할 수 없는 연산 속도를 가진 컴퓨터가 수많은 산출물을 쏟아내고 있다. 인간의 속도와 시간으로 다 볼 수 없는 산출물을 AI가 쏟아낸다면 그것이 인간에게 어떤 의미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우리가 살아갈 환경을 선택할 수 없다. 더이상 스마폰을 쓰지 않는다는 선택을 할 수 없는 것처럼, 우리는 AI를 쓸지 말지를 선택할 수 없을 것이다. 인공지능 시대에 새로운 가치의 원천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 걸까? 나에게 일이란 하루의 절대적 시간, 그리고 내 인생에서 절대적 시간을 쓰는 작업인데, 그 일이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지 그 의미가 바뀌어가고 있어서 혼란스럽다. 뭐가 뭔지 모르겠고 엄청난 속도로 휘몰아쳐서 서핑할 때 나는 보드에서 떨어져서 파도를 맞으며 보드와 뒤엉켜 구르고 있고, 파도가 좀 멈추어줬으면 하는 심정이다. 하지만 파도는 절대 멈추지 않는다. 

지난 2년 동안 마르틴 베크를 읽으면서 1960~70년대의 스웨덴으로 손쉽게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다. 그 마지막 이야기를 읽으면서 모두와 안녕을 해야했다. 시간이 조금 더 많이 흐른 후 다시 만나도 좋을 인물들.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다르게 읽는 경험을 하고 싶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마련인데, 그저 하루하루 살다 보니 시간이 무섭게 흐른다. 무섭게 흐르는 시간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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