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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탔다. 버스 안은 앉을 자리는 없었지만 만원 버스는 아닌 그 정도의 밀도였다. 어느 순간 갑자기 버스가 노선대로 가지 않았다. 버스 안의 승객들 모두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기사가 승객들을 대상으로 테러를 결심한 형국이었고, 주변에 경찰차가 따라붙기 시작했다. 엄청난 속도로 추격전이 시작되었고 버스 안의 승객들은 모두 공포에 질렸다. 시간이 한참 흐른 후 어디인지도 모를 곳에 갑자기 버스가 멈춰섰고, 기사가 총을 꺼냈다. 승객들은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기사가 승객에게 악감정이 있는 건 아니었고 그저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기 위한 테러였는지, 총구는 승객들이 아닌 빈 공간을 향했다. 하지만 무엇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에서 불안은 극도로 심해져갔다. 나는 버스 앞 쪽에 서 있던 관계로 기사와 아주 가까운 편이었고, 기사가 본인의 의도가 아니라 한들 사격 실력이 좋지 않아 의도와 다르게 탄도가 정확한 궤적을 그리지 않을 수도 있고, 총알이 직접적으로 나에게 날라오지는 않더라도 파편이 튀길 수도 있는 일이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짐작할 수 없지만 기사가 총알을 연발로 한참을 쏘아댔다. 그리고 상황이 어떻게 종료됐는지 알지 못한 채로 정신을 다시 차려보니 상황이 종료되어 나는 버스에서 내려있었고, 경찰이 이제 그만 귀가해도 좋다는 얘기를 하며 상황이 종료됐음을 알고 극도의 공포에서 긴장이 탁 풀리는 순간 잠에서 깨었다. 

잠에서 깨고 나서 곰곰이 꿈을 생각해 보니 지난 일주일 간 나의 회사 생활을 요약한 꿈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탄 버스가 행선지대로 가지 않고, 급기야 나를 직접 저격한 건 아니지만 총질까지 해대는 ㅋㅋㅋㅋㅋ 그리고 뭐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는채 총질 상황은 종료. 나의 투명한 무의식이 재밌었다. 이것이 나의 첫번째 회사 생활 회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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