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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억끄억 울었다

김첨지. 2022. 4. 8. 00:35

이불 돌돌이를 하고 정수기를 닦고 이런저런 뒷정리(펜스 넘어지지 말라고 지지대로 쓴 2L 페트병에 든 물 버리고 재활용쓰레기 모아두는 곳에 넣기, 다 뜯어진 카샤카샤 잘라서 버리기, 고양이 있는 동안 제대로 환기 못 한 현관 신발장 열고 환기시키기, 고양이가 다 뜯어놓은 주방 발매트 버리고 새 발매트로 바꾸기 등)를 하며 꺽꺽대고 울었다. 이렇게 운 게 몇 년 만이지. 돌돌이를 한 차례한 이불을 세탁기에 넣고 샤워를 하고 나왔더니 그래도 조금 진정이 되었다. 하루종일 먹은 거라고는 커피 한 잔에 그레놀라 조금이 전부였지만 어쩐지 배가 고프지 않아 번역을 좀 더 하다가 6시 무렵이 되자 그래도 뭐라도 먹어야 되는 게 아닌가 싶어 이른 저녁을 챙겨먹자 싶어 컴퓨터 앞에서 일어나면서 나도 모르게 냉장고 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또다시 펑펑 울면서 밥을 해동하고 3분 카레를 뎁혔다. 울며 먹은 밥이 당연히도 소화되지 않아 설거지를 하고도 모자라 동네 한 바퀴라도 돌자 하고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섰다가 집 앞 마트에서 우유를 사서 들어왔다.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와도 넘치는 교감을 하고 사랑과 애정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시간과 대상에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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