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응? 하는 사이에 누가 뭐래도 여름이 왔습니다. 최고 기온 30도를 넘는 한 주가 시작되었고, 겨울옷 정리는 언제부터 한다 한다 하고 찔끔찔끔 안한 건 아니지만 아직 여름옷도 다 안 꺼냈고 겨울 옷도 다 안 집어 넣었고, 보통 상반기에 치과 스케일링+검진 및 갑상선 정기검진을 받는데 이번엔 당연스레 둘 다 못 갔고 이건 내 탓도 있고 갑상선 검진 받는 곳이 국립중앙의료원이라 그 어느 곳보다 방역 철저히 할 것을 알지만서도 예약 전화를 걸기가 어쩐지 쉽지 않고, 4월에 설치한 에어컨을 아직 한 번도 켜지 않았고 어제 처음 선풍기를 켜며 여름이 왔음을 실감했고, 이 포스팅은 언제 어떻게 마침표를 찍어 끝내고, 나는 사실 여름을 너무 사랑하고 그렇다고 끈적끈적 쩍쩍 달라붙는 여름을 사랑하는건 절대 아니고, ..
태어나서 지금까지 생리를 대략 270번 이상한 것 같은데 할 때마다 생소하다. 이게 내 몸에서 벌어지는 일이 맞나 싶은 기분이 든다. 최근 생리 증상으로는 생리 직전에 배부름 유무와 상관없이 먹고 싶은 것들이 폭증하다가 생리를 막상 시작하면 반대로 먹은 것도 없이 헛배부른 느낌이 들어 뭘 먹고 싶지가 않다. 어제 오늘 배가 고픈게 아닌데도 먹고 싶은 욕구가 계속 들고(여기까지는 이상한 일이 아니다. 먹고 있으면서도 먹고 싶은거 몇 개든 읊을 수 있는 식탐을 늘 탑재하고 사니까) 그걸 기어코 먹지 않으면 안되는 그런 하루를 보냈다. 그러더니 기어코 오늘 피를 봤다-_- 이런걸 보면 호르몬의 농간이 다 무엇인지 어딘지 모르게 가라앉는 기분이 든다. 이제 피를 봤으니 헛배부를 시간이 또 올 것인지. 이 헛배부..
과거에 이랬으면 어땠을까 저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의식적으로라도 잘 안하는 편이다. 어차피 시간을 되돌릴 수 없는데 그런 생각해서 뭐합니까? 오늘 하루나 잘 살 일이지. 하지만 그런 생각이 한 번씩 안 드는 건 아니고, 어제오늘이 유독 그런 날이기에 찌끄려보는 포스팅 되겠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COVID-19라는 공식적인 이름이 붙었지만 내 입장에서는 코로나 원년인 2020년, 나의 지난 이십대를 돌아보면 인생에 두 번의 분기점이 있었다. 첫번째는 대학 졸업반 무렵 인지심리학을 더 공부하고 싶어서 심리학 대학원을 가려고 했던 것. 고등학교를 부득불 이과로 졸업하면서 결과적으로는 입시를 말아먹은 것(물론 이 이유가 전부는 아니다)도 이 심리학 때문이었는데, 인지심리라는게 한국에서 공부를 더 하는게 한..
초겨울에 이사온 집에서 겨울을 보내고 새로운 계절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 주말 에어컨 설치를 할 예정이고, 겨울침구와 옷들을 정리하고 있다. 그외에는 매일 똑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창문 열고 환기를 하고, 화분을 살피고, 아침식사를 하고, 청소나 빨래 같은 집안일을 좀 하다 보면 오전이 금세 지나간다. 번역을 하다 늦은 점심을 챙겨먹고 해가 지기 전 자전거를 타러 나가거나 집에서 30분 정도 요가를 한다. 그러다보면 하루를 마무리할 시간이 오고 집안의 조도를 낮추고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한다. 이 일상을 언제까지 가져갈 수 있을까? 두 달 넘게 수입이 한 푼도 없었지만 아직까지는 버틸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하반기까지 이렇게 지낼 수는 없을 텐데 나의 2020년 하반기 어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