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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원사업 분갈이 완료

김첨지. 2021. 4. 12. 17:08

언제부터 분갈이를 해야지 해야지 하고 못하다가 비가 추적추적 오는 봄날, 드디어 분갈이를 완료했다. 

봄이 빨리 와 지난달부터 분갈이를 했어도 됐을만한 날씨였는데, 고양이가 와 있는 동안에는 분갈이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리고 고양이가 간 지난 주에는 허리도 아프고, 식목일 근처라 화훼마트에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을 것 같아 한 주 미뤄 어제 화훼마트에 갔다와서 오늘 분갈이를 마쳤더니 속이 다 시원하다. 

오늘의 분갈이를 시작해보자

 

분갈이가 가장 시급했던 건 로즈마리 화분이었다. 작년 3월 말 우리집에 들어와 1년 넘게 죽지 않고 살아있는 유일한 화분...! 심지어 가지치기 물꽂이한게 뿌리가 폭풍 성장하고, 새잎까지 뿌직뿌직난지라 작은 가지도 흙에 넣어줘야겠다고 생각한지 어연 몇 개월. 봄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문제의 로즈마리 화분

로즈마리 물꽂이를 해보니 흙 위로 난 줄기+잎 대비 뿌리의 성장은 3배 이상인 것 같았다. 박카스 병에 있는 로즈마리 뿌리를 사진 찍어놓을걸. 깜빡하고 그냥 흙에 넣어버렸어. 아쉬워... 

로즈마리 화분은 이렇게 아래쪽 물빠짐 구멍까지 뿌리가 뚫고 나온지 오래라 정말 분갈이가 시급했다. 
뿌리가 화분을 칭칭 감고 있어서 아무리 두드려도 당최 빠져나올 생각을 안해 철사 옷걸이로 가장자리를 쑤시고 또 쑤셨다

화분에서 빼내보니 예상했던대로 맨아래 배수층으로 깔았던 자갈은 물론이고 깔망까지 단단히 엉겨있는 상태였다 ㅋㅋㅋㅋㅋㅋ 3분의 1 정도 지점을 가위로 댕강 잘라 자갈을 빼내고 흙도 털어냈다. 

엉켜있던 뿌리를 이만큼 풀어줬다
로즈마리를 담을 새 화분

이번 분갈이 이후에도 결국은 화분 크기만큼 뿌리가 자랄게 분명해 (분갈이 이후 죽지 않는다면...) 아래 배수층은 자잘한 난석과 마사토만 아주 조금 깔아줬다. 

박카스 병에 담겨 있던 물꽂이 로즈마리도 이제 당당하게 한 자리 차지

 

다음 분갈이할 마오리 소포라 입장. 12월 한겨울에 우리집에 들여와 플라스틱 포트에서도 새 잎, 새 가지 쭉쭉 내며 자라준 마오리 소포라. 잘 자랐던만큼 예상했던대로 뿌리 상태 매우 건강. 플라스틱 포트 그대로 휘감기 직전이라 적당한 시기에 분갈이를 해준 것 같다. 

 

오늘 분갈이 대상들 (왼쪽부터 크루시아, 로즈마리, 마오리 소포라, 파키라)

 

그 다음 화분은 파키라. 파키라는 지난 겨울 애정하는 지인에게 바오밥나무를 생일선물로 사주고 나니 나도 비슷한 나무를 하나 들이고 싶은 마음이 불쑥 들어 바오밥나무는 찾지 못하고 비슷하게 생긴 파키라를 들여왔다. 겨울에 사온 플라스틱 포트에 그대로 담아서 햇반에 저면관수로 물 주며 키웠다 ㅋㅋ 세 그루가 하나에 합쳐져 있었는데 분갈이 하면서도 세 그루를 그냥 하나에 같이 심을 생각이었는데 로즈마리가 심겨있던 화분에 세 그루가 다 안 들어가네...? 

세 그루가 서로 뭉쳐져 있던지라 얼마 전 심하게 가지치기를 해줬다

집에 있던 빈 화분까지 동원해도 파키라 나머지 한 그루를 심을 화분이 없어... 플라스틱 포트에 다시 담을까 생각하다 여기에서 잠시 멈추고 그대로 집 앞 꽃집에 가서 작은 토분을 하나 사왔다. 

집을 이 상태로 놔두고 우산 쓰고 집 앞 꽃집 댕겨옴
정말 토분만 하나 덜렁 사오면 섭섭하잖아...? 
파키라 삼형제 분리 완료

 

마지막 선수는 나의 첫사랑 크루시아. 지난 1년 동안 나의 무지로 크루시아 1호, 2호를 보내고 나서 마오리 소포라와 함께 한겨울 우리집에 온 3호는 아래 사진처럼 작은 두 줄기이다. 12월 처음 들어온 상태 그대로 여전히 동면 중... 

 

오늘의 분갈이 완료 

 

베란다 스툴 자리가 이제 너무 좁다 ㅋㅋㅋ

 

오늘의 주인공들

로즈마리를 첫 시작으로 했더니 가운데 중심을 제대로 못 잡긴 했다 ㅋㅋㅋ

 

오늘은 날이 흐려서 상관없기는 하지만 최소 3~4일 정도는 베란다에 내놓지 않고 있는게 좋을 것 같아서 파키라 삼형제만 따로 거실로 들였다. 부디 새 화분에 잘 정착해서 다들 뿌직뿌직 건강하게 자라주기를 바랄 뿐. 

분갈이는 항상 너무 어렵다. 이번이 세 번? 네 번째 정도 시도인데 그간 그래도 조금은 경험치가 쌓였을테니 이번 분갈이는 부디 성공하기를 바라며, 화분 정리대를 새로 구입했다 ㅋㅋㅋㅋㅋㅋㅋ (논리적 상관관계 없음) 어제 화훼마트 가서 사 온 올리브나무와 오늘 동네 꽃집에서 사온 꽃나무도 이 봄이 가기 전 다시 분갈이하리라. 그리고 집에 빈 화분이 하나 있는데 거기에 심을 무화과나무도 사와야지. 2021년 가드너의 일상은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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