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이랬으면 어땠을까 저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의식적으로라도 잘 안하는 편이다. 어차피 시간을 되돌릴 수 없는데 그런 생각해서 뭐합니까? 오늘 하루나 잘 살 일이지. 하지만 그런 생각이 한 번씩 안 드는 건 아니고, 어제오늘이 유독 그런 날이기에 찌끄려보는 포스팅 되겠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COVID-19라는 공식적인 이름이 붙었지만 내 입장에서는 코로나 원년인 2020년, 나의 지난 이십대를 돌아보면 인생에 두 번의 분기점이 있었다. 첫번째는 대학 졸업반 무렵 인지심리학을 더 공부하고 싶어서 심리학 대학원을 가려고 했던 것. 고등학교를 부득불 이과로 졸업하면서 결과적으로는 입시를 말아먹은 것(물론 이 이유가 전부는 아니다)도 이 심리학 때문이었는데, 인지심리라는게 한국에서 공부를 더 하는게 한..
초겨울에 이사온 집에서 겨울을 보내고 새로운 계절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 주말 에어컨 설치를 할 예정이고, 겨울침구와 옷들을 정리하고 있다. 그외에는 매일 똑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창문 열고 환기를 하고, 화분을 살피고, 아침식사를 하고, 청소나 빨래 같은 집안일을 좀 하다 보면 오전이 금세 지나간다. 번역을 하다 늦은 점심을 챙겨먹고 해가 지기 전 자전거를 타러 나가거나 집에서 30분 정도 요가를 한다. 그러다보면 하루를 마무리할 시간이 오고 집안의 조도를 낮추고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한다. 이 일상을 언제까지 가져갈 수 있을까? 두 달 넘게 수입이 한 푼도 없었지만 아직까지는 버틸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하반기까지 이렇게 지낼 수는 없을 텐데 나의 2020년 하반기 어떻..
어제 질본 브리핑에서 이제 새로운 일상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코로나 이전과 이후는 개인과 단체에게 무엇이 달라도 달라질 것 같다. 나는 원래 출퇴근을 안했고, 지인 한두명 만나는 것 외에 모임도 거의 전무한 삶이라서 솔직히 일상의 변화가 거의 없다. 단 하나, 체육관을 다닐 수 없다는 것만이 차이라면 차이인데 작년에 워낙 체육관을 못 다녔어서 이또한 엄청난 차이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지난달 야심차게 등록한 수영장은 일주일도 되지 않아 환불받고 그만뒀다.) 프리랜서 생활을 하며 많은 이들이 출퇴근 안하고 집에 있으니까 좋겠다 라는 식의 말을 나에게 건넸지만, 주변 동료들을 둘러봤을 때 모두가 집에 있는 생활을 잘하는 건 아니었다. (어쩌면 실력보다도) 집에 있는 생활에 특화된 인간군이 있고, 그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