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간단한 근황을 쓰는 것조차 쉽지 않다. 두 달 정도 정신없이 흘러가서 일상을 챙기기조차 여의찮았다. 8월 초가 되도록 무더위는 찾아오지 않았고, 대신 굉장한 호우가 덥쳤다. 연초 역병이 전세계를 돌아 각종 산업이 마비된 와중에 유례없는 긴 집중호우라니, 2020년은 대단한 한 해로 기억될 것인지 아니면 이후에는 이것이 일상이 될런지 모르겠다. 해가 나지 않아 세탁기를 돌리지 못한지 열흘 정도가 지나자 도저히 더이상 기다릴 수 없어 빨래를 돌려 거실에 건조대를 펴고 제습기까지 동원해 빨래를 말렸으나 도통 마를 기미가 보이지 않아 4월 설치한 에어컨을 첫 가동한 8월이었다. 에어컨을 한 번 켜고 나니 그 이후로 거의 매일 켜고 있다. 냉방보다 주로 제습 모드로. 이 정도 날씨는 더 이상 장마라고 부..
으응? 하는 사이에 누가 뭐래도 여름이 왔습니다. 최고 기온 30도를 넘는 한 주가 시작되었고, 겨울옷 정리는 언제부터 한다 한다 하고 찔끔찔끔 안한 건 아니지만 아직 여름옷도 다 안 꺼냈고 겨울 옷도 다 안 집어 넣었고, 보통 상반기에 치과 스케일링+검진 및 갑상선 정기검진을 받는데 이번엔 당연스레 둘 다 못 갔고 이건 내 탓도 있고 갑상선 검진 받는 곳이 국립중앙의료원이라 그 어느 곳보다 방역 철저히 할 것을 알지만서도 예약 전화를 걸기가 어쩐지 쉽지 않고, 4월에 설치한 에어컨을 아직 한 번도 켜지 않았고 어제 처음 선풍기를 켜며 여름이 왔음을 실감했고, 이 포스팅은 언제 어떻게 마침표를 찍어 끝내고, 나는 사실 여름을 너무 사랑하고 그렇다고 끈적끈적 쩍쩍 달라붙는 여름을 사랑하는건 절대 아니고, ..
태어나서 지금까지 생리를 대략 270번 이상한 것 같은데 할 때마다 생소하다. 이게 내 몸에서 벌어지는 일이 맞나 싶은 기분이 든다. 최근 생리 증상으로는 생리 직전에 배부름 유무와 상관없이 먹고 싶은 것들이 폭증하다가 생리를 막상 시작하면 반대로 먹은 것도 없이 헛배부른 느낌이 들어 뭘 먹고 싶지가 않다. 어제 오늘 배가 고픈게 아닌데도 먹고 싶은 욕구가 계속 들고(여기까지는 이상한 일이 아니다. 먹고 있으면서도 먹고 싶은거 몇 개든 읊을 수 있는 식탐을 늘 탑재하고 사니까) 그걸 기어코 먹지 않으면 안되는 그런 하루를 보냈다. 그러더니 기어코 오늘 피를 봤다-_- 이런걸 보면 호르몬의 농간이 다 무엇인지 어딘지 모르게 가라앉는 기분이 든다. 이제 피를 봤으니 헛배부를 시간이 또 올 것인지. 이 헛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