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권을 행사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들이 이해가 되고, 나조차도 투표소가 집에서 멀지도 않은데도 정말 가야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보궐 선거 자체를 해야 했던 상황과 선거에 나온 후보들의 면면과 안봐도 알 것 같은 투표 결과까지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지만 투표를 하지 않는 것은 이러한 상황에 대한 냉소주의나 다름없기에 내일 꾸역꾸역 가서 투표를 하고 올 생각이다. 사실 이러한 생각들로 마음이 어지러워 지난 주말 사전 투표는 하지 못했다. 내가 꿈꾸는 세상은 나 혼자 힘만으로는 절대 설 수 없는 것이다. 요즘 미얀마를 보면서 우리에게 마치 공기처럼 당연한 듯 주어진 이 상황조차 하나도 당연한 게 아니라는 걸 떠올리며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서는 (나혼자) 비장한 마음. 내일 ..
동네 피부과에서 대학병원으로 가는게 좋겠다고 하여 진료소견서를 들고 지난달 대학병원을 갔다. 오늘로 세번째 진료였다. 병원만 다녀오면 한 게 아무것도 없는데 피곤해서 녹초가 되네. 집에서 그리 먼 곳도 아니고, 첫날 빼고는 그냥 접수하고 수납하고 진료하고 처방전 받아 나와 원외약국 가서 약 타서 귀가하는게 끝인데 무지무지 피곤하다. 대학병원에 가면 사람이 바글바글해서 꼭 대형몰에 다녀왔을 때 같은 비슷한 피로감이 든다. 그런 면에서 3차 병원 중 국립중앙의료원 애정하지만 이렇게 여러 번 가야 하는 진료는 멀어서 못 가... 작년 갑상선 검진 못 받아서 올해 가긴 가야 하는데 언제 가냐. 산부인과 6개월 재검도 시기됐는데 언제 가냐. 어흑.
주로 일할 때 끼는 검은색 가죽 손목시계가 있다. 정장류를 입었을 때 차려고 통대 졸업하고 1년 후, 1년을 잘 버텨온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이자 앞으로 찰 일이 많기를 바라며 출장가는 공항 면세점에서 샀던 시계다. (대단히 비싼 시계는 절대 아니다.) 이 시계약이 다 된 걸 발견한 게 지난 여름이었다. 6-8월 딱 여름 3개월 동안 대사관 파트타임 출근을 하려 보니 시계약이 다 됐더라고. 덥고 습한 여름에 가죽시계는 아니니 다음 계절이 오면 약을 바꿔야지 생각했던 시계가 그대로 멈춰있는 채 겨울이 끝나간다.
커피를 두 잔 마셔서 그런가 2시가 넘도록 잠이 잘 오지 않는다. 슬슬 졸릴 때가 된 거 같은데. 하루에 커피는 한 잔만 마시는 게 좋다는 걸 알면서 오늘 생각없이 두 잔을 마셔버렸어. 잠이 오지 않아 침대에 누워 이런저런 생각을 두런두런 했다. 생각의 가지는 크게: - 집 걱정. 올 9월 전세 계약 만료인데 갱신권 청구해서 전세금 5%만 올리고 살 수 있을런지. 찾아보니 지금 살고 있는 집 같은 평수 작년 하반기 전세 거래가가 내가 들어온 가격보다 1억 5천이 더 높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까지 1년 반 동안 계약하고 살면서 겪은 바로는 굉장히 상식적이고 불편한 지점이 전혀 없게 해주는 집주인이었고, 이 바로 앞 세입자도 계약 연장해서 살다가 나간 걸 보면 무리한 전세금 인상을 요구하지는 않을 것 같..
제목만 그럴뿐 톺아보진 않고 대충 볼 예정 1. 독서 생활 - 김현경 - 요조 - 신예희 - 황두영 - 김지은 - 정세랑 , , , , - 데이비드 쾀멘 (읽고 있는 중) - 박완서 - 서수진 - 정영목 (읽고 있는 중) - 나가이 다카히사 - 손원평 - 김교석 - 빌 브라이슨 - 천명관 - 타라 웨스트오버 - 김초엽 - 제임스 네스터 - 이남옥 - 채상욱 쭉 적고 보니 나 프랑스 소설이고 인문서고 엄청 안보네 ㅋㅋㅋㅋ 번역하는 책 말고는 아예 한 권도 안 본 거 같다. 올해에는 좀 봐야지. 그리고 목록만 적어도 알 수 있는 것처럼 올해는 정세랑의 해였다. 심윤경 이후로 한 작가에 빠져서 꼬리를 물며 작품을 이어 본 작가는 처음이다. 참고로 정세랑 입문작은 이었는데 올해 읽은 책이 아니라 빠졌다.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