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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톺아보기

김첨지. 2021. 1. 1. 15:56

제목만 그럴뿐 톺아보진 않고 대충 볼 예정

 

1. 독서 생활 

 

- 김현경 <사람, 장소, 환대>

- 요조 <아무튼 떡볶이> 

- 신예희 <지속가능한 반백수 생활을 위하여> 

- 황두영 <외롭지 않을 권리>

- 김지은 <김지은입니다>

- 정세랑 <보건교사 안은영>, <시선으로부터>, <세상에서 한아뿐>, <옥상에서 만나요>, <재인, 재욱, 재훈>

- 데이비드 쾀멘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 (읽고 있는 중) 

- 박완서 <모독>

- 서수진 <코리안 티처>

- 정영목 <완전한 번역에서 완전한 언어로> (읽고 있는 중) 

- 나가이 다카히사 <수돗물을 생수병에 담으면 얼마에 팔 수 있을까?>

- 손원평 <아몬드>

- 김교석 <아무튼 계속>

- 빌 브라이슨 <바디: 우리 몸 안내서>

- 천명관 <고래>

- 타라 웨스트오버 <배움의 발견>

- 김초엽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제임스 네스터 <깊은 바다, 프리다이버: 지구 가장 깊은 곳에서 만난 미지의 세계>

- 이남옥 <나의 다정하고 무례한 엄마>

- 채상욱 <대한민국 부동산 지난 10년, 앞으로 10년>

 

쭉 적고 보니 나 프랑스 소설이고 인문서고 엄청 안보네 ㅋㅋㅋㅋ 번역하는 책 말고는 아예 한 권도 안 본 거 같다. 올해에는 좀 봐야지. 그리고 목록만 적어도 알 수 있는 것처럼 올해는 정세랑의 해였다. 심윤경 이후로 한 작가에 빠져서 꼬리를 물며 작품을 이어 본 작가는 처음이다. 참고로 정세랑 입문작은 <피프티 피플>이었는데 올해 읽은 책이 아니라 빠졌다. 여러분 정세랑 하세요. 그리고 심윤경 신작 <영원한 유산> 나왔던데 몹시 두근두근이다. 종이책 사놓은거 왔는데 아껴보려고 아직 시작 안한 채 침대 맡에 가만히 있다. 

 

 

2. 영상 생활

 

- 2020년에는 이전까지는 요가 세션을 제외하고는 거의 보지 않던 유투브 채널 구독이 늘었다. 주로 보는 것은 남의 집 개고양이 채널이 단연 1순위이고 그외에는 요리, 남의집 인테리어, 우리동네 산부인과, 밀라논나(초창기에 열심히 보다가 요새는 아예 안봄), 박막례 할머니(요새는 수영고모 나오는 편만 봄ㅋㅋㅋ), 전북 어디 시골 마을 폐가 사서 집 고쳐서 브이로그 찍는 오느른 채널 정도가 있는 것 같군. 

 

- 넷플릭스는 너무 많이 봐서 뭐 봤는지 기억도 안 나고, 더이상 볼 게 없어서 올해는 왓챠로 처음 넘어 왔다. 나같은 사람 많은듯 ㅋㅋ 이어즈 앤 이어즈 올해 최고의 드라마상 드리고요. 체르노빌, 킬링 이브, 빅 리틀 라이즈, 와이우먼킬 등 남들 다 보는 왓챠 익스클루시브 거의 다 재밌게 봤다. 아, 남들 다 보는 시리즈 하니까 얼마 전에 퀸스 갬빗도 봤다. 덕분에 체스 기물 종류와 처음 어떻게 배치하는지, 백이 늘 선이라는 거 처음 알았다 ㅋㅋㅋㅋㅋ 킹덤2도 재밌게 봤다. 시즌3 빨리 나와주길, 안된다면 전지현 스핀오프라도 빨리 나와주길. 그리고 최근 왓챠에서 처음으로 닥터 하우스 찔끔찔끔 보고 있는데 2020년에 보기에는 너무 수긍이 안 되서 몰입은 안 된다. 

 

- 프란시스 하, 결혼 이야기, 두 교황 재밌게 봤다.

 

- 한국 드라마를 몇 년만에 재개했다. 비밀의숲2 본방 사수하며 8주 간 행복했다. 십여년만에 드라마 본방으로 본 거라 기록할 만한 사건이다. 그외에도 스토브리그도 봤고, 몇 개 더 본 거 같은데 잘 기억이 안 나네. 반면 한국 예능은 거의 보는게 없다. 나혼자산다 새로운 게스트 나오는 거 정도 보는듯. 예능 볼 게 너무 없어서 최근 더지니어스 시즌4까지 정주행했고 역시 대한민국 최고의 예능이다. 

 

 

3. 원예 생활 

 

2020년은 가드너로서 태어난 원년이다. 독립하며 크루시아를 처음으로 선물 받아 시작된 원예 생활. 처음 선물 받은 크루시아는 발리 여행 다녀오는 동안 창문 안 열어놓고 가서 일주일 동안 환기라고는 안 된 집에서 잎 우수수수 떨어뜨리며 바이탈 안 좋아졌는데 끝내 소생 못 시켜 죽었고, 그 이후 들인 크루시아 2호도 가을 지나며 죽였다... 죽은 채 2개월 이상 방치하다가 크루시아 3호를 보름 전에 들였다. 크루시아에 대한 나의 집념 무엇인가... 1,2호를 키우고 보내주며 식물은 과한 관심을 주면서 이리저리 들썩들썩하면 무조건 죽인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우리집은 정남향이라 한여름에 해가 안들어 여름 성장 속도가 거의 겨울철 동면 수준이라는 것도. 이건 사실 이번 여름이 우기라고 불러도 좋을 한 달 넘는 장마였기에 올해 여름을 한 번 더 넘겨봐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 같다. 식물이 새로 잎을 안 내는 시간 동안에도 그에 맞게 물 주고 바람 쐬주고 햇볕 보여주며 기다리면 된다는 사실을 일 년 동안 배웠으니 올해는 2년차 가드너로서 잘 해봐야지. 

 

그간 죽인 식물: 크루시아 1호, 크루시아 2호(대품), 블루버드, 스피아민트, 그레이스 캄파눌라, 이름모를 진짜 작은 다육이 하나

 

블루버드(삼나무)는 물 주는 시기를 잠깐 놓쳤더니 말라죽은 것 같은데 지금 생각하면 조금 더 기다리면서 소생시켜 봤으면 살아났을 수도 있는데 너무 일찍 죽었다고 속단한 거 같다. 그레이스 캄파눌라도 1년생이라 꽃 피울만큼 피우고 다 지면 그냥 버리라는 말 듣고 버렸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한 해 지나고 잘 돌보면 그다음해 정도까지는 꽃을 본다고 하던데 이것도 너무 빨리 버려버렸다. 

 

현재 컬렉션: 로즈마리, 크루시아3호, 백사철, 유칼립투스, 파키라, 호접란, 마오리 소포라

 

로즈마리는 4월 초 제일 작은 플라스틱 포트에 담겨 우리집에 들어와 가장 오래 살고 있다. 중간중간 양고기 먹으면서 같이 잡아먹느라 본의 아니게 가지치기(?)를 해준 게 성장 동력이었던 것 같다. 심지어 한 줄기는 물꽂이에 성공했다. 두 달 정도 뿌리 내릴 조짐이라고는 없이 소주잔에 담겨 있다가 최근 폭풍 뿌리를 내리며 심지어 위로 새순까지 내고 있다. 봄 되면 흙에 심어줘야지. 기본적으로 허브류가 햇빛을 무지 좋아하는 것 같은데, 스피아 민트 키울 때는 여름철이어서 그랬는지 실내의 한계였는지 웃자람이 엄청 심했는데 로즈마리는 그래도 실내에서 그럭저럭 키울 수 있는 것 같다. 바질도 키워보고 싶은데 스피아민트 실패의 경험으로 들이질 못하겠다. 

 

유칼립투스는 생일 선물로 받은 화분인데 평소 키워보고 싶었으나 집에 온지 한 달도 안 되서 죽었어요, 물 한 번 줬더니 죽었어요 등 증언이 속출해서 키울 엄두를 못 내던 식물이었다. 지금까지 저면 관수로만 키우고 있는데 안 죽이고 5개월차에 접어들었다. 12월 추워졌을 때 베란다에서 키우던 걸 거실로 들였어야 했는데 시기를 놓쳐 잘 자라던 잎들이 냉해 입어서 말려들어갔다. 그참에 위쪽 마른 잎들을 쫙 가지치기 한 번 해줬더니 1~2주 정도 지나면서부터 이 엄동설한에 새 잎을 뿌직뿌직 내고 있는데 너무 귀여워서 환장한다!!!! 요며칠 매일 유칼립투스 10여분씩 들여다보고 있는 중이다. 

 

며칠전에는 백사철 화분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벌레가 꼬여 동네 꽃집에 헐레벌떡 뛰어가 해충제 같은 거 사와서 잎줄기고 화분이고 약 뚝뚝 떨어질만큼 뿌렸다. 3일 정도 지난 지금 상태 괜찮아 보이는데 약간의 벌레 잔해가 남아 있어서 주말 지나고 약 한 번 더 쳐줄까 생각 중이다. 잎에 거미줄 같은게 쳐져 있어서 깜짝 놀랐지만 나도 벌레를 겪어보는구나 하며 어쩐지 레벨1 상승한 느낌이었다. 

 

분갈이는 수회 시도했는데 여전히 어렵다. 분갈이 이후 잘 성장하고 있는건 어쩐지 로즈마리 뿐인 것 같고? 백사철도 포트에 담겨 있을 때는 새순 쭉쭉 내며 폭풍성장하다가 토분에 분갈이했더니 성장이 멈췄다. 가을에 분갈이를 한 거라 우연히 시기가 겹쳐 동면에 들어간건지 분갈이를 잘못한 건지는 알 수 없다 ㅋㅋㅋㅋ 그래도 성장을 멈췄을 뿐 잘 살아 있으니 다음 봄을 기다려 본다. 

 

2020년의 유일한 낙은 식물을 돌보며 나를 돌보는 듯한 플라시보 효과에 기대어 사는 것이었다. 시간이 흐르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활동이라 작은 하루하루가 쌓여 어느날 뒤돌아보면 다른 모습이 되어 있는 게 신기하고 재밌었다. 스피아민트와 다육을 제외한 죽인 식물들은 2021년에 다시 들여 잘 키워보고 싶다. 더 큰 베란다나 테라스가 있는 집, 술찬장을 따로 하나 놓을 수 있는 집으로 이사 가고 싶다. 

 

대충 볼 거라고 했는데 원예 이야기만 한바닥을 적었네. 애정을 드러내지 않고 배기지 못하는 이 마음. 고양이 키우면 고양이 사진 백 장 되고, 애기 키우면 애기 사진 백 장 되고, 개고양이고 애기고 남 붙잡고 보여주고 싶은 마음을 알게 된 한 해기도 했다. 나도 고양이 키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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